서울시, 디지털 성범죄 상담사례 첫 분석…가해 청소년 96% '범죄라 생각 못해'

서울시, 아동·청소년 디지털 성범죄 가해상담 첫 사례분석…가해학생 63%가 중학생

[행정법률신문=박현욱 기자] | 기사입력 2021/05/26 [17:45]

서울시, 디지털 성범죄 상담사례 첫 분석…가해 청소년 96% '범죄라 생각 못해'

서울시, 아동·청소년 디지털 성범죄 가해상담 첫 사례분석…가해학생 63%가 중학생

[행정법률신문=박현욱 기자] | 입력 : 2021/05/26 [17:45]

 

 

▲아동․청소년이 안전한 디지털 환경을 위한 시민 감시단 1천명 모집, 기업 신고시스템 점검 ©[행정법률신문=박현욱 기자]

 

 

 

[행정법률신문=박현욱 기자]디지털 성범죄 가해 청소년 10명 중 9명은 디지털 성범죄를 ‘큰일이라고 생각하지 못하거나’, ‘재미나 장난’, ‘호기심’, ‘남들도 하니까 따라해 보고 싶어서’ 등 심각한 범죄로 생각하지 못하고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군(13)의 경우 반에서 좋아하는 여학생이 자신을 거부하자 여학생의 얼굴에 나체사진을 합성해 단체 채팅방에 유포했다. 김군은 온라인에서는 ‘사진합성’이 흔한 일이라 장남삼아 한번 따라해 봤다가 가해자가 됐다. 

 

서울시는 아동‧청소년 디지털 성범죄 가해자의 재발방지를 위해 전국 최초로 가해자 재발방지 상담 및 교육을 지원하며 첫 상담사례를 분석, 26일(수) 발표했다. 

  

초·중학교 대상 ‘디지털 성폭력 가해자 상담사업’은 아동·청소년 디지털 성범죄 가해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재발방지를 지원하기 위해 2019년 9월 서울시가 전국 최초로 시작했다. 

 

가해자 상담사업은 학교에 재학 중인 아동·청소년 중 디지털 성범죄로 학교폭력심의위원회에서 징계명령을 받거나 교사, 학부모 등을 통해 의뢰된 청소년으로, 시립아하!청소년성문화센터의 전문 상담원이 1명당 10회기 이상의 상담을 진행했다. 상담은 2019년 9월부터 2020년 12월까지 진행됐다. 

 

디지털 성범죄 가해자 상담에 의뢰된 청소년들은 총 91명으로, 이 중 중학생(14~16세)이 63%에 이르렀다. 

 

성범죄 가해 동기는 ▴큰일이라고 생각하지 못함 21% ▴재미나 장난 19% ▴호기심 19% ▴충동적으로 16% ▴남들도 하니까 따라해 보고 싶어서 10% ▴합의된 것이라고 생각해서 4% 순(중복 답변)으로 나타났다. 

  

가해 행위 유형별로는 ▴불법촬영물 게시, 공유 등 ‘통신매체 이용’ 이 43% ▴불법촬영 등 ‘카메라 등 이용촬영’ 19% ▴‘불법촬영물 소지’ 11% ▴‘허위 영상물 반포’ 등 6% 순이었다. 

 

상담사례를 보면 박군(15)은 초등학교 때 SNS에서 우연히 화장실 불법촬영물을 보게 되었고 호기심에 영상을 계속 보다가 중학생이 되면서 직접 불법촬영을 시도하게 됐다. 학원 화장실, 버스 등에서 여학생을 대상으로 불법촬영을 지속하다 적발되어 상담에 의뢰되었으며, 이제는 스스로 통제하기가 어렵다고 호소했다. 

 

‘사진 합성’을 의뢰했다가 피해자가 된 경우도 있었다. 강군(17)은 SNS에서 ‘사진 합성’ 광고를 보고 자신이 좋아하는 걸그룹 사진을 포르노와 합성해달라고 요청했다. 업체는 오히려 의뢰한 강군을 상대로 굴욕적인 동영상을 찍게 하고는 유포하겠다고 협박해 돈을 갈취했다. 

 

디지털 성범죄는 디지털 기술을 가장 쉽게 접하고 다룰 수 있는 청소년들이 쉽게 범죄와 연결되고, 가해자가 피해자로 전환되는 현상도 발생하고 있고 아동·청소년들이 주로 사용하는 SNS, 게임, 메신저 등을 통해서 일상적으로 발생했다. 실제로 디지털 성범죄는 SNS(41%), 사이트(19%), 메신저(16%) 순으로 유포되었다.

 

2020년도 서울시 ‘찾아가는 지지동반자’의 피해 지원 실적을 보면, 아동·청소년 비율은 19%(31명)로 온라인 그루밍 피해는 22%(423건)에 이르렀다. 피해 사례 대부분이 게임, 단체 채팅방 등에서 만난 또래의 아동·청소년이 가해자와 피해자가 되었다. 

 

‘찾아가는 지지동반자’ 사업은 디지털 성범죄 피해구제 지원서비스로, 아동‧청소년 디지털 성범죄를 예방‧지원하기 위해 서울시가 전국 최초로 시작했다. 

  

이양(12세)은 ‘12세만 들어와~’ 라는 열린 채팅방에 심심해서 들어갔다가 또래의 남학생 5명과 대화하며 친하게 되었다. 남학생들은 처음에 이양 사진을 요구하며 외모를 칭찬해주고 이후 그루밍(길들이기)을 통해 성적인 사진을 요구하고 더 높은 수위를 요구하며 협박했다. 유포 협박을 견디다 못한 이양은 부모님께 얘기해 어머니의 경찰 신고로 피해 지원을 받을 수 있었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는 「아동, 청소년 특화 디지털 성폭력 통합지원정책」을 전국 최초로 발표하고, ‘찾아가는 지지동반자’를 비롯해 예방부터 피해자 지원까지 전방위 지원에 나서고 있다. 

 

○ ‘찾아가는 지지동반자’ 운영 : 디지털 성범죄 피해를 전문적으로 지원하는 ‘지지동반자’가 아동·청소년의 상담, 경찰수사, 고소장 작성 등 피해의 전 과정을 동반하여 지원한다. 2020년도에 총 167명, 3,081건을 지원했다. 

 

○ 카카오톡 익명 신고‧상담창구 신설 : 서울시의 디지털 성폭력 종합정보사이트(https://www.onseoulsafe.kr)에 익명 신고, 상담창구를 신설하여 부모님을 비롯해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하는 피해에 대해 상담을 받을 수 있다. 

 

○ 전국 최초 초‧중학생 대상 예방교육 : 아동, 청소년 예방교육 매뉴얼 2종을 개발하고, 디지털 성폭력 전문 상담원 50명을 양성하였으며, 총 457개 학급, 1만 1천 명이 교육을 받았다. 

 

○ 가해자 대상 상담‧교육 : 디지털 성범죄 가해자가 n번방 사건의 갓갓, 박사 같은 운영자‧구매자가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재발방지가 중요하다. 총 1,323명의 상담을 지원했다. 

 

한편, 서울시는 아동·청소년이 주로 이용하는 인터넷 상에서 디지털 성범죄가 발생한다는 점을 착안, 안전한 인터넷 환경을 만들기 위한 ‘디지털 성범죄 시민 감시단’ 1천명을 모집한다. 

 

‘디지털 성범죄 시민 감시단’은 시민들이 일상에서 주로 사용하는 포털, SNS에서 불법촬영물이 발견되었을 때 이를 해당 기업에 신고하고, 삭제가 얼마 만에 이뤄지는 지, 신고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져 있는지를 점검하게 된다.  

  

이른바 ‘n번방 방지법’이라 불리는 전기통신사업법 및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이 시행됨(2020.12.10.일)에 따라 모든 부가통신사업자는 불법촬영물에 대한 신고·삭제요청이 있는 경우, 삭제·접속차단 등 유통방지 조치를 이행할 의무가 부과되며 의무를 이행하지 않으면 벌금 및 사업정지 처분 등을 받게 된다. 

 

하지만 SNS의 불법촬영물은 신고시스템이 있어도 신고방법이 잘 보이지 않아 어디서 어떻게 신고해야 할지 모르거나 혹은 신고시스템이 부재하는 등 기업마다 매우 상이한 현실이다. 

 

서울시는 시민 감시단을 통해 집계된 기업별 신고시스템 현황, 신고방법 및 신고 결과 현황을 함께 공표해 향후 기업의 자율적인 개선을 유도할 예정이다. 

 

만 19세 이상의 서울시민이라면 참여 가능하며, 모집은 5월 27일부터 7월 5일(월)까지 서울시 홈페이지 등에서 신청하면 된다. 

  

디지털 성범죄 시민 감시단은 선발 후 디지털 성폭력 예방교육에 필수적으로 참여해야 하며, 예방교육 이수 후 감시단 활동에 참여할 수 있다. 또한 디지털 성범죄 없는 안전한 인터넷 환경 조성을 위한 디지털 성범죄 예방 캠페인 활동에도 참여하게 된다.  

 

또, 서울시는 아동․청소년 디지털 성범죄를 종합 대응하기 위해 2022년도에 ‘서울시 디지털 성범죄 통합대응센터’ 설치를 추진한다. 통합대응센터는 현재 서울시에서 추진하는 사업들을 통합적으로 추진해 디지털 성범죄 예방부터 피해자 지원까지 전방위로 지원할 계획이다.

 

김기현 서울시 여성가족정책실장 직무대리는 “아동·청소년들에게 디지털 성범죄는 ‘범죄’가 아니라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놀이문화’로 인식되는 경향이 강하다”며,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학교에 가지 못하고 인터넷 이용 시간이 늘어난 아동·청소년의 피해, 가해가 증가하는 만큼, 서울시는 예방에서부터 피해자를 위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지원까지 통합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현욱 행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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